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결혼 34년여 만에 이혼 판결을 받았습니다. 서울 가정법원은 최태원 회장이 노소영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로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, 두 사람의 이혼 과정 정리해봅니다.
재벌가 아들과 대통령 딸의 이혼 위자료 1억 재산분할 655억?
최태원 회장은 재벌가인 SK그룹의 장남이었고 노소영 관장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었습니다. 두 사람은 노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인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.
재벌가의 아들과 대통령의 딸이 청와대에서 올린 결혼식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두 사람에게 관심이 쏟아졌죠.
그런데 2015년 최 회장이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습니다. 그는 부인인 노소영 씨와의 결혼 생활은 10여 년 전부터 금이 갔고 별거 중에 다른 여성을 만나 아이도 갖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. 혼외 자녀의 존재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죠.
최태원 회장은 미국 시민권자인 40대 여성과 6살 난 딸을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 최 회장은 또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전에 먼저 혼인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데 대해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부인과는 곧 이혼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2017년 7월부터 두 사람은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. 그러나 양측은 이혼 조정에 이르지 못해 결국 이혼 소송이 시작됐고 그동안 이혼에 반대해왔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입장을 바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습니다.
노 원장은 맞소송을 내며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주사 SK의 주식 650만 주 가운데 42%를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.
노 관장이 분할을 요구한 재산은 시가로는 1조 3천700억 원에 달했습니다. 그러나 법원이 받아들인 재산분할은 이보다 훨씬 적은 665억 원에 그쳤습니다.
그동안 두 사람이 이혼할 경우 1조원이 넘는 재산 분할 규모가 큰 이슈였습니다.
최 회장이 보유한 SK그룹 지분은 지주회사인 SK의 지분 23.4%로 평가액은 4조 2천억 원 정도입니다. 만약 재산 분할 규모가 50%가 될 경우 지배 구조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.
최 회장 측은 그동안 증여·상속으로 취득한 SK 계열사 지분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닌 특유재산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.
노 관장 측은 결혼 기간이 오래된 점을 고려해 증여 재산도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1심 판결은 나왔지만 법정 싸움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입니다.
역대급 이혼 위자료와 재산 분할
세계 최고 부호(富豪)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지난해 전 부인 매켄지와 이혼하면서 43조 원이 넘는 위자료를 지급한 바 있습니다.
국내 기업가 중에서 이혼으로 막대한 위자료를 내거나 재산분할을 한 사례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이혼이 꼽히고 있습니다.
김택진 대표는 지난 2004년 이혼 당시 전 부인에게 회사 지분 1.76%(약 300억원)을 넘겨줬습니다.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국내 기업가 이혼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재산분할이죠.
그러나 오늘 나온 결과로 본다면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이 국내 최고의 재산분할로 남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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